"홍산문화 주역은 예맥족… 고조선의 모태"
입력 2016.05.18 03:00
요하문명과 홍산문화는 한국고대사와 관련해서도 주목받고 있다. 종래 단군신화와 고조선의 무대를 주로 한반도 안에서 찾아왔는데 1980년대 이후 중국 내몽골과 요령성 일대의 고고학적 발굴 성과가 한국에 알려지면서 일부 고고·역사학자와 재야 연구자들이 이를 고조선·단군과 연결해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주류 고대사 학자들은 이런 견해에 유보적이고 비판적이지만 점차 학계에 확산되면서 동조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요하문명이 중국의 화하족(華夏族)이 아니라 북방민족이 만들었다고 본다. 몽골, 만주, 시베리아 동부, 한반도, 일본 열도 등을 활동 영역으로 한 북방민족들이 건설한 고대문명이었다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요하문명의 주역은 한민족 원류인 예맥족(濊貊族)이었다며 요하문명을 '고조선 문명'으로 불러야 한다는 학자도 있다. 이런 입장은 빗살무늬토기·적석총·암각화·비파형동검·고인돌 등 요하문명 유적에서 나오는 유물이 한반도와 연결되는 특징이 있는 반면 중원문화권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고조선과 요하문명의 관계에 대해서는 홍산문화와 이를 계승한 하가점(夏家店)하층문화(기원전 2500~1500년경·초기 청동기)에 주목한다. 특히 하가점하층문화기가 단군신화에 나오는 고조선 건국 시기(기원전 2333년)와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데 양자의 관계는 직접 연결하는 입장과 간접적 연관으로 보는 입장으로 나뉜다. 전자는 홍산문화의 토템이 곰이었고, 홍산문화의 주도 세력인 곰토템족(族)이 단군신화에 나오는 웅녀족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런 입장에 서면 우하량유적에서 발견된 여신상이 단군을 낳은 웅녀(熊女)의 조상일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후자는 하가점하층문화를 배경으로 성장한 환웅 세력이 급격한 정치적 변동을 피해 동쪽으로 이동하여 요하 유역의 토착세력과 함께 고조선을 만들었다고 본다. 이런 입장에 따르면 단군조선 도읍이었던 '아사달'은 현재 요령성 조양(朝陽)이나 요양(遼陽) 등에 비정된다.
공동 기획: 한국고대사학회
'고대사의 진실을 찾아서 [조선일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대사의 진실을 찾아서] [8] 동북공정과 장백산 문화론 (0) | 2021.03.24 |
---|---|
[고대사의 진실을 찾아서] [7] 요하문명과 홍산문화中 "黃帝가 주역, 중화문명 기원"… 신화를 토대로 설명하는 건 무리 (0) | 2021.03.24 |
[고대사의 진실을 찾아서] 北 기존 입장은 "고조선 중심은 中 요령성" (0) | 2021.03.24 |
[고대사의 진실을 찾아서] [6] 단군릉과 대동강문명론 (0) | 2021.03.24 |
[고대사의 진실을 찾아서] [5] 군현제로 본 한사군동서남북 정벌 후 동일한 행정… 漢字·한나라 문화 확산 계기 (0) | 2021.03.24 |
댓글